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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가 이야기한 자유란 현대에도 유효한가 - 칸트의 교육론

        본 논평에서는 칸트의 교육론 중 자유를 주제로 논지를 전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칸트가 이야기한 자유의 의미와 그에 따른 의문점에 대해 이야기한 후, 그 의미가 현대 사회에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칸트는 “인간은 오직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됩니다.(102)라고 이야기하며, 인간의 동물적 본성을 인간적 본성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훈육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인간의 본성을 타락하지 않은 고귀한 것으로 보며, 이 본성에 따라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한 루소의 교육과는 크게 대비되었다. 칸트는 특히 자유가 방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하며, 어린 시기에 훈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100) 이 점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는데,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주관이 뚜렷해져 그것을 바꾸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칸트는 아동이 매우 어릴 때부터 모든 면에서의 완벽한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122) 칸트가 앞서 인간의 본성을 무조건적으로 따라야할 대상이 아닌 훈육이 필요한 대상으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한편으로는 모든 면에서의 완벽한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가,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행동을 하든 허용해야 한다고 본 것인지, 그 경계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칸트는 아동에게 모든 자유를 허용해야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는 한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아동에게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에만, 아동 자신의 목적 추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122) 이 점에서 칸트가 아동에게 일찍부터 아주 높은 수준의 이성적 사고를 요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 타인의 자유 추구를 인정하고, 자신의 자유가 방종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자유 추구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깨달음에서 나아가, 아동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제어해야 이것이 타인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는 것을 깨닫고 자유를 제한해야 하는데, 과연 이것이 연령이 낮은 아동의 수준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의 사고과정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칸트가 이야기한 자유의 개념은 현대사회에도 유효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유효하고, 오히려 더 강조되어야 할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우리 사회에서는 과거에 비해 개인의 자유가 훨씬 강조된다. 칸트가 살았던 1700년대에는 계급이 존재하였고, 또 국가와 지배층의 권위가 현대보다 훨씬 강하였다. 이 시대와 비교해 볼 때, 현대 사회는 계급도 사라졌고, 정부의 통제력도 약해지는 등 개개인의 자유는 훨씬 강조되고 있다. 이에 교육 또한 학생 개개인의 선택에 대한 권리와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술적인 면에 있어서도, 아이들에게 과목과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등 많은 측면에서 학생 자유를 고려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타인의 자유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라는 생각이 든다. 칸트가 주장한 자유는 무조건적인 자유가 아닌, 자신의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 상태에서 주어지는 자유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의 자유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를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제어 없이 자신의 자유만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맥락에서, 칸트가 이야기한 자유와 교육은 현대 사회에도 꼭 필요한 개념이자 더욱 강조되어야 할 내용이라고 느껴진다.